본문 바로가기

책 읽는 시간

표명희 - '3번 출구' 3번 출구 - 표명희 지음/창비(창작과비평사) 표명희의 소설 「3번 출구」에서 3번 출구란 성형 수술의 메카 압구정역의 3번 출구를 말한다. 이 3번 출구는 주인공이 지닌 콤플렉스와 그로 인해 겪게 된 사건, 상처들에서 벗어나고자 선택한 출구이다. 그러나 수술을 한 후에야 자신이 아닌 세상이 비뚤어져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하지만 그런 세상에서 사람도 차도 아무렇지도 않게 흘러가고 있다. 주인공은 여러 가지 콤플렉스를 가지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그러나 그녀의 콤플렉스는 자신의 내면에서 기인했다기 보다는, 그녀의 노력과 능력을 보기 보다는 그녀의 광대뼈와 전문대 졸업이라는 학벌로 모든 것을 평가해버리는 사회적 현상에 있다고 본다. 외모지상주의는 외모가 개인 간의 우열뿐 아니라 인생의 성패까지 좌우한다고 믿.. 더보기
후앙 기마랑스 로사 - '제3의 강둑' 이문열 세계명작산책 3 - 이문열 엮음/살림 아버지가 가정에서 소외되고 있다. 일과 사람에 치인, 바쁜 세월을 보낸 아버지가 문득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았을 때 그는 자신이 돈 버는 기계였을 뿐이 아닌가 회의감이 들지도 모른다. 그제야 소외감을 느낀 아버지가 자식들과 소통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가족구성원에서 비툴게 삐져나온 아버지의 그림자가 어디론가 정처없이 헤맨다. 그 헤매는 곳이 ‘강’이 된 것이 소설 제 3의 강둑이다. 작가 후앙 기마랑스 로사는 브라질의 두메산골에서 태어났다. 아마도 그는 결혼을 하고 아버지가 되어 빠른 사회의 흐름을 타다 문득 뒤를 돌아보았을 것이다. 늙은 아버지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그의 의식 속 어딘가에는 고요한 시골 들판에 누워 공상을 즐겨하던 소년의 모습이 존재했.. 더보기
이청준 - '퇴원' 퇴원 - 이청준 지음/푸르메 나는 거울을 본다. 거울 속의 사람이 멀거니 나를 바라보고 있다. 그것은 ‘나’이다. ‘나’를 잃는다는 것을 거울을 보지 않는 것과 같다. 이청준의 소설 「퇴원」 속 ‘나’는 친구이자 아버지의 강압으로 선생님으로 불렀던 ‘준’의 병원에 위궤양이라는 병명으로 입원한다. 하지만 주인공을 병원으로 내몬 것은 병이 아니다. 그것은 어렸을 때 겪었던 아버지의 폭력과 강압적인 태도로부터 벗어나려 찾아들어갔던 광과 군대시절 규율과 복종을 강요하는 군대로부터 벗어나 뱀잡이 일을 했던 것과 같이 무언가로 도피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아버지가 자신을 감금하고 옷을 모두 찢어버린 일과 상관들의 뱀잡이 강요에 굴복하며 괴로워하며 자신을 잃은 주인공은 병원 안에서 무력감을 느낀다. 음식을 가장 먹고.. 더보기
김승옥 -'야행' 무진기행 - 김승옥 지음/문학동네 김승옥의 소설 「夜行」속 주인공 현주는 남편과 같은 은행에서 근무하는 평범한 여성이다. 그러나 그녀는 길에서 낯선 사내를 만난 이후로 예정된 삶, 울타리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에 시달린다. 결혼을 했음에도 그녀와 남편은 직장에 결혼 사실을 알리지 못하며 연기를 한다. 연기가 불안하지만 그럼에도 그것은 이미 습관화되어 있다. 하지만 소설의 마지막 부분, 은행에서 그녀가 남편을 ‘박선생님’이 아닌 “여보!”라고 불렀던 것은 그녀 안에 존재하는 무의식 속의 욕망이 구체화 된 것으로 보인다. “그 사건이 생긴 데 대하여 책임져야 할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그 불량배가 아니라 자기와 자기의 남편이어야 한다고 그 여자는 생각하였다.” “그 사람은 자기를 데려다주었다. ‘이곳’이 아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