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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건축학개론> - 많은 날이 지나고, 너의 기억이 다시 찾아와... 아직 꽃샘추위가 가시지 않은 3월 말, 곧 따뜻한 봄햇살과 함께 거리는 행복한 연인들로 넘쳐날 것이다. 그런 연인들이 손잡고 보기 좋은 영화, 봄에 어울리는 풋풋한 멜로 영화가 정말 오랜만에 개봉했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 라는 카피로 누군가에게 있을 법한 첫사랑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 '건축학개론' 청순한 외모의 아이돌 수지, 영화계의 떠오르는 배우 이제훈이 배우 한가인과 엄포스 엄태웅의 아역으로 이 네 명이 영화를 이끌어 간다. 사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영화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카피 처럼 누구에게나 첫사랑이 있고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던 시절이 있을 것이다. (물론 '없다'는 변수도 있을 수 있다.) 지나간 시간이기 때문에 아쉽고, 세월이 지날 수록 .. 더보기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 - 이토록 매력적인 나쁜놈들! 우리사회에서 일어났던 부모님들 세대에 일어났던 일들이자, 부패한 사회가 돌아가는 모습. 스크린 속의 이야기는 80-90년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지만 어쩐지 적절한 시기에 나온 영화다라는 느낌도 들었다. 부패한 비리 세관원 최익현을 연기한 배우 최민식의 캐릭터가 너무 팽팽해서 숨막힐 것 같은 영화 속 분위기를 다소 이완시켜주었다. 최민식 뿐만 아니라 하정우, 조진웅, 곽도원, 마동석 등 역할에 완벽하게 녹아든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 또한 쏠쏠했다. 근데 이 나쁜놈들, 너무 매력적인 거 아냐? 하정우가 목소리를 촥~깔고 "대부님" 하는데 '히야~멋있어!' 영화의 때깔도 좋았다. 중간에 장기하와 얼굴들의 삽입곡 '풍문으로 들었소'와의 어울림이 캬~ 남자들의 냉혹한 세계를 그린 작품들 중 많은 수가 너무 .. 더보기
<부러진 화살> 부러진 화살 감독 정지영 (2011 / 한국) 출연 안성기 상세보기 * 밤을 꼬박 지새고, 조조영화로 보러 갔으므로 제정신 아니었음과 아메리카노에 에스프레소 투 샷 추가해서 마시며 봤으므로 환각상태도 주의 은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된 영화다. '도가니'를 잇는 사회고발 영화일 수도 있겠다. 이 영화가 주목받는 이유는 물론 바탕이 된 실화에 근거하겠지만...영화적인 면에서 내가 생각했던 것들을 좀 적어볼까 한다. 이 영화는 억울한 일을 당한 한 개인(김경호)이 조력자(박준)와 함께 권력집단(사법부)과 대결하는 플롯이다. 주인공의 목표는 무죄 판결을 받는 것이었으나, 패배했다. 하지만 진짜로 패배한 것은 아니다. 사법부는 불명예스러운 결판으로 계란세례를 받았고, 김교수는 마지막 씬에서 웃었으니까. 게다가 아직.. 더보기
2012년 설날 특선 영화 - 감상후기 설날은 귤 까먹으며 텔레비전으로 특선 영화 보는 재미로 보내는 날이다. 옵션으로 내 주머니 털리지 않고 한우나 생선회를 먹을 수 있다. 오랜 자취생활로 고기만 보면 파블로프의 개 처럼 침을 질질 흘리는 부작용 주의. 너무 많이 먹어서 소화가 안 되서 배가 나온건지 살이 쪄서 배가 나온건지 구분이 안 되는 경지. 어쨌든 4일 동안 영화, 드라마 실컷 봤으므로 감상을 적어두기로 했다 1. 아바타 다시 봐도 판도라 행성의 풍경이 아름다워서 미추어 버림. 하지만 이야기가 진부해서 다시 볼 때 정좌하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가족들과 그림맞추기 놀이를 하거나 윷놀이를 할 때 배경으로 틀어놓기 좋은 영화. 2. 위험한 상견례 제발 눈치 없이 친척들 다 모였을 때 결혼 이야기 나오는 영화는 틀지 말자 3. 부당거래 '.. 더보기
시라노; 연애조작단 시라노;연애조작단 감독 김현석 (2010 / 한국) 출연 엄태웅,이민정,최다니엘,박신혜 상세보기 100% 성공률에 도전하는 ‘시라노 에이전시’는 연애에 서투른 사람들을 대신해 연애를 이루어주는 연애조작단이다. 때로는 영화 촬영장을 방불케 하는 조직적인 움직임으로, 때로는 비밀 작전 수행처럼 완벽하게 짜여진 각본으로 의뢰인의 사랑을 이루어주는 연애 에이전시. 그들의 신조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 안 한다’ 이다. 그러던 어느 날 에이전시 대표인 병훈(엄태웅 분)과 그의 작전요원 민영(박신혜 분)은 예측불허의 의뢰인 상용(최다니엘 분)을 만나게 되는데…. 스펙은 최고이나, 연애는 꽝인 2% 부족한 스펙남 상용이 사랑에 빠진 여자는 속을 알 수 없는 사랑스런 외모의 희중(이민정 분)이다. 의뢰인의 타깃.. 더보기
토니 타키타니 (Tony Takitani) 토니 타키타니 감독 이치카와 준 (2004 / 일본) 출연 미야자와 리에,잇세이 오가타 상세보기 "삶과 죽음이 머리카락 한 가닥 정도의 틈새 밖에 없었다." 토니 타카타니의 ‘토니’는 일본인의 이름이라기에 조금 묘하다. 이름이 이상하다는 이유로 화를 내는 사람도 있었고, 그런 이유로 그는 늘 틀어박혀 있는 소년이었다. ‘토니’는 아버지인 쇼지부로가 아내를 잃고 실의에 빠져 있을 때 위로해준 미군 소좌의 이름이었다. 그는 혼자서 자라난다. 특별히 외롭다고 말하지 않는 소년은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그림을 그린다. 그는 예술성, 시사성 등 회화 어디에 그런 가치가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그에게 그런 것들은 단지 미숙하고 추하고 부정확한 것일 뿐이다. 결국 그는 자동차나 기계의 세부적인 면을 그리는 일러스트레.. 더보기
브로크백 마운틴 (Brokeback Mountain) 브로크백 마운틴 감독 이안 (2005 / 미국) 출연 히스 레저,제이크 질렌할 상세보기 브로크백 마운틴의 원작 소설을 충실하게 각색한 영화였다. 어딘가 부족해 보이는 번역은, 한 문장을 몇 번이고 다시 읽어야 할 만큼 어지러운 것이었지만, 그 속에는 분명 영화가 만들어진 힘이 들어있었다. 브로크백 마운틴은 자연으로 돌아 간 두 사람의 사랑을, 너그러이 바라보는 포근함과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나는 원작과 영화의 아주 사소한 차이들을 발견했는데, 이 사소한 것들이 소설에서의 감동을 좀 더 증폭할 수 있었던 차이가 아닐까 싶다. · 수프 주문 - 물건을 전달하는 사람에게 수프는 먹지 않는다고 했던 에니스가, 콩이 질렸다는 잭의 한 마디에 수프를 주문하는 것. 두 사람의 앞으로의 관계에 대해 스리슬쩍 암시.. 더보기
김씨표류기 (Castaway On The Moon) 김씨표류기 감독 이해준 (2009 / 한국) 출연 정재영,정려원 상세보기 주택부금 7년 만에 내 집을 장만했습니다 -이해준 감독의 '김씨표류기' 1999년 8월 10일 자연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된 한강의 밤섬(栗島). 출입이 전면 통제되어 있는 섬에 표류하게 된 남자라는 설정이 흥미로웠다. 마치 도심 한 가운데 고립되어 살아가는 현대인 같지 않은가. 물론 영화의 대부분은 밤섬이 아닌 충주와 청원에서 찍어 CG를 입힌 것이라 한다. 처음에 남자 김씨는 섬을 탈출하기 위해 바닥에 'HELP'를 써 놓지만 결국에는 'HELLO'로 바뀐다. 그가 외로운 섬 생활을 즐기기 시작한 것이다. 반짝이는 상상력으로 출발한 영화는 무엇보다도 영상미가 돋보였다. 작은 소품, 고립된 여자 김씨의 방, 아기자기하게 느껴지는 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