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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씹어 삼키기

초능력자





초능력자
감독 김민석 (2010 / 한국)
출연 강동원,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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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배우는 잘생겼다


11월 8일 시사회는 강동원과 고수라는 두 미남 배우를 동시에 스크린에서 볼 수 있다는 기대에 가득찬 

많은 여성관객들의 기대로 조금 들뜬 분위기였다. 이 영화는 시놉시스가 나오기도 전부터 

강동원과 고수의 아래 스틸컷으로 인해 인터넷 커뮤니티 등지에서 많은 기대를 모은 바 있다.




그러나 강동원에 대한 개인적인 애착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지나가다가 본 어떤 평론에서는 미국의 히어로물과 일본의 재패니메이션이 적절히 섞인 오락물이라고 했는데
그렇다고 하기에는 조금 어설픈 면이 있었다. 

이 영화의 초점은 고수와 강동원의 대결이다. 도대체 왜 죽지도 않고 자꾸만 살아나는지 알 수 없는 고수와 
눈으로 사람을 조종할 수 있는 대단한 능력을 갖고 있으면서 고작 전당포나 털고 다니는 강동원의 대결. 일면 찌질해 보이기도 했다. 영화의 이야기적인 측면에서는 전혀 새롭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설정도 이야기구조도
어디선가 본 것 같은 기시감이 들었고 우연의 남발도 도가 지나쳤다는 느낌이 들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강동원의 손에(정확히는 눈) 죽었지만 끔찍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고
심지어 카타르시스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고수가 '으워어-' 하며 분노를 발산하는 장면에서는 웃긴 장면도 아니었는데
영화관 여기저기서 실소가 터져나왔다.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재미있었던 요소는 고수의 두 외국인 친구였으나
그들의 유창한 한국어 실력도 뒤로 갈수록 그다지 재미있지는 않았다.
영화관에 끝까지 앉아있게 만들었던 고수가 왜 죽지 않았는가 하는 이유는 나오지도 않았으며 심지어
그는 원래 그냥 죽지 않는 불사신이었다,고 종지부를 찍으며 영화는 끝이났다.




영화의 초반에 영화가 지향하고자 하는 것이 초인이 능력 때문에 가질 수 밖에 없었던 고독감인가 생각했지만
그런 것은 뒤로 갈수록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사실 이 영화는 개인적으로 가졌던 기대치를 한참이나 밑돌았다.
신선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영웅'이 우연히 해충에게 독이 쏘인 퀸카의 사랑을 차지하고 싶은 학교 왕따나 
갑부, 어느 행성에서 온 남자가 아닌, 학벌도 능력도 그저그런 하루하루 벌어사는 소외 계층의 남자라는 점과
'초인' 즉, 영화에서는 악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가 절름발이이며 스스로 어머니와의 연을 끊고 외톨이 처럼
그럼에도 사람들 속에서 살아간다는 점이다. 이 두 남자의 대립을 통해 감독이 말하고 싶은 것이 있었다면
좀 더 확실한 내러티브가 필요했을 것이며, 관객들을 위한 장치에 좀 더 신경을 썼어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