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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씹어 삼키기

하하하 (Hahaha)






하하하
감독 홍상수 (2010 / 한국)
출연 김상경,유준상,문소리,예지원,김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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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자가 이야기하는 여름 통영의 이야기들. 캐나다로 이민을 결심한 문경(김상경)은 선배 중식을 만나 청계산 자락에서 막걸리를 마신다. 둘 다 얼마 전 통영에 각자 여행을 다녀온 것을 알게 되고, 막걸리 한잔에 그 곳에서 좋았던 일들을 한 토막씩 얘기하기로 한다.

 문경의 이야기. 통영의 관광 해설가, 성옥. 통영에 계신 어머니(윤여정) 집에서 묵게 된 문경은 통영을 쏘다니다가 관광해설가인 성옥(문소리)을 만나 그녀를 쫓아다니기 시작한다. 성옥의 애인이고 해병대 출신인 정호(김강우)와 부닥침이 있지만, 끝내 성옥의 마음을 얻는데 성공하고 같이 이민을 가자고 설득까지 하게 된다.

 중식의 이야기. 통영에 같이 온 여자, 연주. 중식은 결혼했지만 애인 연주(예지원)가 있고, 함께 통영에 여행을 왔다. 애인은 중식에게 이혼하고 자신과 결혼 할 것을 요구하면서 중식은 괴로워한다. 통영에 내려와 있는 시인 정호와는 친한 사이라 거의 매일 같이 술을 마시고 어울려 다니면서 정호의 애인인 아마추어 시인 성옥과도 알게 된다.

 안주 삼아 여름의 인연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던 두 남자, 그러나 알고 보니 그들은 같은 사람들을 만났던 것! 오직 좋았던 일만 얘기하겠다는 두 남자의 만담 같은 코멘트가 청량한 통영에서 일어난 두 커플과 우울한 시인의 만남을 미묘한 댓구의 그림으로 완성해나간다.

-네이버 시놉시스








  '하하하' 제목부터 통쾌하게 웃는 이 영화는 독특하게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김상경과 유준상 두 배우가 막걸리를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한 토막씩 꺼내는 이야기들은 결코 웃으며 끝낼 수 없는, 그러나 웃으면서 끝내야만 하는 우리네의 삶 속 이야기들과 맞닿아있다. '통영'이라는 공간에서 두 남자가 각자 겪은 사랑이야기를 꺼내지만 이 이야기들은 정작 이야기를 꺼내는 두 사람은 모르는 채 엇갈려있어 묘한 즐거움을 준다. 

  
  특이한 것은 두 사람의 나레이션과 달리 두 사람의 이야기 속 진실은 그리 긍적적이지 않을 때도 있다. 하지만 주고 받는 술잔 속에서 '하하하' 그랬지. 좋았어. 라고 끝맺어나가는 것이 주는 가벼움이 좋았다. 비현실적이지만 현실적으로 비춰지는 이유는 그들이 술자리에서 과거를 회상하며 나누는 이야기라는 설정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어색한 사투리를 쓰는 문소리의 연기, 나이 많은 남자가 어머니(윤여정)의 회초리에 종아리를 맞으면서 우는 장면 등 깨알 같은 웃음을 주는 장면들을 보며 '하하하' 유쾌하게 웃을 수 있고, 지지부진하게 늘어지지 않고 빠르게 감정을 전환하거나 솔직하게 드러내는 그들을 보며 순수하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