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씹어 삼키기

'괴물들이 사는 나라' :: 우리에게는 모두 요새가 필요하다




괴물들이 사는 나라
감독 스파이크 존즈 (2009 / 미국)
출연 맥스 레코드
상세보기





네이버 [홍성진 영화해설]

모리스 센닥이 쓴 동명의 1963년산 베스트셀러 그림 동화책을 대형 스크린으로 그려낸 가족용 판타지 어드벤쳐 드라마. <존 말코비치 되기>와 <어댑테이션>으로 평단을 깜짝 놀라게했던 명감독 스파이크 존즈가 연출과 각색을 겸해, 1억불의 제작비를 투입, 완성한 이 영화의 출연진으로는, <블룸 형제 사기단>에서 마크 러팔로우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던 12살 소년배우 맥스 레코즈가 주인공 맥스 역을 맡았고, <카포테>, <존 말코비치 되기>의 캐쓰린 키너가 맥스의 엄마 역을 연기했으며, 괴물들의 목소리 연기에는 TV <소프라노>, <펠햄 123>의 제임스 갠돌피니, <테이킹 우드스탁>, <패스트 푸드 네이션>의 폴 다노, <베스트 인 쇼>, <마이티 윈드>의 캐쓰린 오하라, <스코틀랜드의 마지막 왕>, <버드>의 포레스트 휘태커, <아메리칸 뷰티>, <어댑테이션>의 크리스 쿠퍼, TV <식스 피트 언더(Six Feet Under)>의 로렌 앰브로즈 등이 참가하였다. 북미 개봉에선 첫 주 3,735개 극장으로부터 개봉 주말 3일동안 3,270만불의 수입을 벌어들이며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개구쟁이면서도 감수성이 강한 소년 맥스는 엄마에게 반항하다가 자신의 방에서 나오지 말라는 벌을 받게 된다. 비록 몸은 방에 갇혀 있지만 그의 상상력은 나래를 펴는데, 이를 통해 그는 바다를 항해하게 된다. 바다를 가로질러 그가 도착한 곳은 ‘괴물들이 사는 나라’. 섬에 도착한 맥스는 신비롭고 이상한 괴물들과 조우하는데, 그들은 오랜 시간 동안 자신들의 지도자가 되어줄 누군가를 기다려왔다. 평소 자신이 통치하는 왕국을 꿈꿔온 맥스는 이 ‘괴물들이 사는 나라’의 왕좌에 오른다. 그는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노라고 공약하지만, 한 나라의 통치는 평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힘든 것임을 깨닫게 되는데…

 미국 개봉시 대부분의 평론가들은 이 영화에 호감을 나타내었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죠 모겐스턴은 “스파이크 존즈와 그의 스탭들이 아니면 감히 상상할 수 없는 방법들로 원작 동화에 경의를 보내는 영화.”라고 호평을 실었고, 롤링 스톤의 피터 트래버스는 “관객들을 기쁨과 공포, 그리고 형언할 수 없는 분노로 가득찬 9살 소년으로 만드는 영화.”라고 치켜세웠으며, USA 투데이의 클라우디아 퓨즈는 “놀라운 깊이와 신랄함, 그리고 에너지를 가진 작품.”이라고 요약했다. 또,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의 리사 슈왈츠바움은 “심오한 아름다움과 감동을 선사하는 작품.”이라고 깊은 만족감을 나타내었고, 시카고 선타임즈의 로저 이버트는 별 넷 만점에 세개를 부여하며, “성우진과 특수효과 아티스트들은 이 영화의 환상적인 캐릭터들에게 개성을 불어넣었다.”고 평했으며, 덴버 포스트의 리사 케네디는 “스파이크 존즈, 당신에게 갈채를 보냅니다.”고 그의 연출력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장재일 분석)"

 




   원제 : Where The Wild Things Are
  동화를 원작으로 했다고 만만하게 시간이나 때우려고 본다면 뒷통수를 맞게 될 영화다. 스파이크 존즈 감독 다운 감각젓리고 따뜻한 영상미와 그에 어울리는 음악들로 만들어져 있다. 한 편의 예쁜 동화책을 영상으로 옮겨놓은 것 같다. 보는 내내 넋을 놓았을 정도였다. 내가 만든 요새, 괴물(또는 인형) 친구들, 어른들이 없는 세상, 혼자 떠나는 모험 등 어렸을 때 꿈꾸었던 상상 속의 세계가 스크린에 그대로 펼쳐진다. 상영시간 내내 나는 이 영상에 완전히 푹 빠져들었다.





  어른이 되어 자신과 놀아주지 않는 누나, 애인이 생긴 엄마. 어린 맥스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것은 천으로 둘러 만든 요새 안의 인형들과 펼치는 상상 속의 세상뿐이었다.
  맥스가 집을 뛰쳐나가 노를 저어 도착한 곳에서 만난 이상한 친구들(괴물)은 맥스가 마음 속에 있는 불만을 제대로 표출하지 못하고 화를 내거나 이상행동을 보일 때의 모습과 비슷하다. 그들 한 명 한 명은 맥스의 여러 감정을 각각 떼어 만들어 놓은 듯한 모양새이다. 





  그들만의 왕국에서 왕좌에 오른 맥스, 상상했던 대로 되지는 않는 것들. 뒤틀리는 관계들을 보며 그들에게 '엄마'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잘못된 것에는 혼을 내고, 그들이 서로의 손을 잡고 화해하게 만들고, 잠이 들 무렵에는 따뜻하게 안아줄 엄마의 품이 그들에게 필요하다고. 그리고 맥스 자신에게도 엄마가 필요하다는 것을. 




  얼핏 흔한 이야기 같지만 어른들이 바라는 온순하고 순수한 예쁜 아이가 아닌, 화내고 사고치는 진짜 '아이'가 주인공인 동화는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어린이들이 사랑하고 어른들이 어렸을 때의 자신을 떠올릴 수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내가 엄마를 잡아먹어 버릴 거야!"
  처음 '괴물들이 사는 나라'가 출간되었을 때는 아이들의 동심에 해가 될지 모른다며 도서관 대출이 금지되었다. 그 후 아이들의 열렬한 지지로 1년 뒤 칼데콧 상을 받았고, 현재까지 가장 많이 팔린 어린이 책 중 한권으로 기록되고 있다.